애플•구글: 나는 니가 뭘 원하는지 이미 알고 있다
http://kr.wsj.com/posts/2015/08/05/%EC%95%A0%ED%94%8C%E2%80%A2%EA%B5%AC%EA%B8%80-%EB%82%98%EB%8A%94-%EB%8B%88%EA%B0%80-%EB%AD%98-%EC%9B%90%ED%95%98%EB%8A%94%EC%A7%80-%EC%9D%B4%EB%AF%B8-%EC%95%8C%EA%B3%A0-%EC%9E%88%EB%8B%A4/?mod=WSJKor_WSJKRHome_WhatsNews_4_2_Left
- OPENTABLE
- 왼쪽 스크린은 예약 앱 ‘오픈테이블’에서 레스토랑 예약을 한 확인 메일을 보여준다. 폰은 이 예약을 기반으로 캘린더에 이벤트를 자동 생성하며(가운데), 사용자에게 알림을 보낸다(오른쪽).
애플과 구글이 사용자들의 필요를 예측하려고 분주하다.
전 세계 대부분의 스마트폰을 구동시키는 소프트웨어를 갖고 있는 두 회사가 사용자가 요청하기 전에 정보를 전달하는 기능을 추가하고 있다. 이들의 움직임은 스마트폰이 자발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기기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두 회사는 일부가 올 가을 출시 예정인 이 새로운 기능들이 사용자들의 충성도를 유지시키고 수익을 내는 관련 서비스에 이들을 묶어두길 바라고 있다. 이는 애플의 경우 더 많은 고객들이 아이폰으로 돌아오게 만드는 것이고, 구글의 경우 광고주들을 위해 관여도가 높은 사용자를 늘리는 것이다.양사는 각자의 전문성과 우선순위를 반영해 이 기술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다루고 있다. iOS9에 포함될 애플의 ‘프로액티브 어시스턴트’는 아이폰에 저장된 정보로부터 사용자가 어떻게 행동할지 학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구글 나우는 온라인 서비스와 검색에서 데이터를 찾는다.
- ANDREW HARRER/BLOOMBERG NEWS
- 애플 아이폰은 사용자가 어떤 앱을 언제, 얼마나 오래 사용하는지 알고 있다.
사용자들이 무엇을 원할지 예측하고 그것을 적절한 순간에 전달하는 능력이 스마트워치, 커넥티드 자동차 등의 미래 기기에서 매우 중요할 것이다.
5월에 열린 개발자 회의에서 구글은 여행자가 렌터카를 반납해야 하고 연료를 다시 채워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어떻게 구글 나우가 공항 근처 주유소를 알려줄 수 있는지 시범을 보였다. 구글은 여행자의 여정이 들어있는 이메일과 항공사가 제공하는 실시간 이륙 데이터로부터 반납 시간을 추정할 수 있다.구글과 애플의 노력은 기기들을 위한 도움의 손길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점점 늘어나고 있는 IT업계의 ‘디지털 비서’에 속한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개인 비서 서비스 ‘코르타나’를 윈도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모든 기기에 넣고 있다. 아마존의 가상 비서는 스피커에 탑재된 것으로 이름은 ‘에코’다.
2012년에 도입된 구글 나우는 웹 검색, 방문 기록뿐 아니라 지메일, 캘린더, 유튜브 같은 구글 서비스와 위치, 시간, 앱 사용 등 폰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들도 이용한다. 구글은 가장 유용한 추천을 하기 위해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원한다고 말한다.
애플은 더 보수적인 접근법을 취한다. 폰에서 수집되는 정보만을 사용하는 것이다. 애플은 아이폰이 사용자가 어떤 앱을 언제 얼마나 오래 사용하는지 알고 있다고 말한다. 사용자가 어디에 있고 누구와 정기적으로 연락하는지도 안다. 아이폰은 일부 이메일에 접근할 수 있지만 이를 드물게 활용한다고 애플은 밝혔다. 전화를 건 사람이 누군지 확인하거나 캘린더 이벤트를 만들 때가 그 예다.
애플은 지금까지 폰 외에 다른 곳에서 정보를 구하는 사례를 한 가지 보여줬다. 폰 캘린더에 입력된 약속에 맞춰 언제 출발해야 할지 알려주기 위해 실시간 교통 데이터를 이용하는 것이다.그 결과 애플은 구글 나우가 하는 것 중 일부를 그대로 해낼 수가 없다. 곧 출시될 아이폰 소프트웨어에는 향후 회의나 근처 업체에 기반해 연락할 사람을 제안하는 ‘시리 스포트라이트’ 기능이 추가된다. 렌터카 사무실 근처에 있을 경우 주유소를 찾게 도와주기도 하지만 미리 정보를 보내지는 않는다.
애플의 접근법은 정기적인 활동을 학습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아침에 운동을 하면서 음악을 듣는다면 폰은 사용자가 아침에 헤드폰을 꼈을 때 운동용 음악을 재생하기 시작할 것이다. 애플은 지난달 발표 이후 프로액티브 어시스턴트를 위한 계획을 상세히 밝힌 바가 없다.
애플은 또 기기가 알고 있는 것과 애플이 알고 있는 것을 구분한다. 애플은 기기가 사용자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지만 이 정보는 폰과 연결되어 있고 애플에게 수집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팀 쿡 애플 CEO는 구글 같은 회사들이 사용자에 대한 데이터를 광고주들에게 판매함으로써 이익을 얻는다며 비판적으로 말한 바 있다.
구글 엔지니어로 일한 적이 있는 레드포인트 벤처스 파트너의 제이미 데이빗슨은 더 폭넓은 데이터를 이용하려는 구글의 의지가 구글을 유리하게 만들어 준다고 말한다. 그는 “애플이 폰 외에 더 넓은 웹에서 정보를 더 모으지 않는다면 강렬한 경험을 만들기가 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구글은 사용자 데이터를 다른 회사들에게 팔거나 공유하지 않지만 광고 타겟을 정하기 위해 그 정보를 사용한다고 밝혔다.
구글과 일하는 어느 앱 개발자는 구글 나우의 유용성은 사용자가 얼마나 많은 정보를 공유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한다. 정보를 더 많이 공유하는 사용자들은 더 의미있는 제안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이익은 너무 많은 개인 정보를 구글과 공유함으로써 빚어지는 사생활 관련 문제와 함께 고려돼야 한다.
노스이스턴 주립대학교에서 미디어를 공부하는 딜런 러셀(23)은 모토로라 모토 X 폰으로 구글 나우를 꾸준히 사용하고 있지만 자신의 사생활이 침해된다는 걱정은 들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는 “이건 사람들이 극복하게 될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구글이 나를 더욱 잘 알고 나를 더욱 잘 도울 수 있다는 건 나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러셀은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다. 나는 아무 버튼도 누르지 않았다”며 구글 나우가 “나를 알고, 내가 뭘 좋아하는지 알고, 언제 그걸 할지 아는 진짜 개인 비서처럼 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러셀은 최근 어느 금요일 저녁 구글 나우가 동네 레스토랑과 근처 극장에서 상영 중인 영화에 대해 표시한 정보를 봤다. 상사가 러셀에게 프로젝트를 위한 스프레드시트 제작을 상기시키는 이메일을 보냈고 구글 나우가 그를 위해 알림을 만들기도 했다.
구글은 올해 텍스트 및 이미지 인식을 사용해 사용자가 앱 내에서 무엇을 하는지 이해하고 제안을 하는 ‘구글 나우 온 탭’을 출시할 계획이다. 정보를 미리 보내진 않지만 사용자가 원하는 다음 행동을 예측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친구가 특정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를 하자고 제안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냈을 때 구글 나우는 해당 레스토랑의 옐프 리뷰와 전화번호, 일정, 지도가 들어있는 정보 카드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테이블 예약을 돕기 위해 오픈테이블 같은 예약 앱 링크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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